한국인이라면 다 삼겹살 좋아한다는 말, 너무나 공감한다. 게다가 밖에서 먹는 강렬하고 자극적인 밥 보다는 집에서 수수하고 편안하고 코지하게 먹는 집밥을 더 선호하는 나지만, 삼겹살 하나 만큼은 식당에서 먹는 걸 좋아한다. 먹는 것에 비해 기름도 이리저리 튀고 준비할 것도 많아 수고로운 삼겹살은 집보단 밖에서 소주 한 잔 기울이며 먹는 게 국룰이다.
주말 간만의 약속을 맞아 을지로 나들이에 나섰다. 한창 힙지로다 뭐다 유명했을 시절엔 사람이 너무 많아 엄두도 못냈던 곳. 세운상가는 점심 무렵에 한 번 정도 가본 적 있었는데 여기가 이런 분위기일 줄은 몰랐다. 약속 시간이 좀 남아서 세운상가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봤는데 야외상가엔 정말 이것저것 구경할 거리도 많고 식당과 카페가 많아 정말 좋아보였다. 지나가면서 본 빠우도나스도 사람이 정말 많아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세운상가 밑에 위치한 삼미정으로 향했다.
영업시간
매일 11:00~21:00
노포다. 토요일 오후 2시 정도에 방문했다. 역시 야장은 더 추워지기 전에 얼른 다녀와야한다. 낮술부터 시작해 밤에 끝나는 낮술의 여정은 역시 야장으로 시작해야 제맛. 전화는 따로받지 않으셨는데 2시에 가니 영업중이라 얼른 자리 잡고 앉았다. 다행히도 우리가 첫 손님. 문 앞에는 대기자 명단이 적혀있는데 사장님 말씀으론 오후 4시부터 대기자 명단이 작성된다고 하니 토요일 방문을 원한다면 오후 2시 이전에 방문해야한다.
삼겹살 4인분을 주문했는데 여기 삼겹살은 일반 식당의 삼겹살보다 양이 많으니 참고. 빨간 테이블의 야장은 여서일곱개 정도 펼쳐지는데 (정확한 기억은 안남) 진짜 포장마차 테이블과 의자라 편한 좌석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방문하지 않는 게 맞다. 다만 올드한 느낌과 정감가는 야장을 좋아한다면 방문 필수. 반찬은 명이나물, 김치, 쌈채소, 고추, 마늘, 쌈장 여러개가 나오고 불판이 커다랗게 중앙에 위치한다. 사장님이 이모든 테이블 세팅을 도와주심. 우리는 4명이라 좌석이 타이트했는데 여분 의자를 옆에 둬주시면서 핸드폰 같은 건 여기에 놓으라고 해주셨다. 너무 친절하심.
삼겹살 1인분 200g 15,000
된장찌개 5,000
주류 5,000
삼겹살을 불판 위에 올려준다. 불판은 약간 경사져 있어서 마늘이랑 김치 구워먹기에도 너무 좋다. 양이 진짜 많아서 넉넉하다. 주류금액이 올라서 된장찌개와 같은 가격인 게 조금 코미디.
계란찜은 서비스로 나왔다. 포슬포슬한데다가 몽글한 계란찜은 좀 짭쪼롬해서 고기가 딱 익기 전 술잔 한 잔 기울이는 안주 용도로 아주 딱이었다. 밖에 펼쳐진 야장에서 먹는 데 뭔들 안 맛있겠느냐만, 을지로 힙한 골목들 사이에 펼쳐진 야장이라 더 특별하고 묘한 분위기였다. 그래서 종로의 올드한 분위기가 더 매력있는 것일지도.
술이 그저 술술 들어가는 메뉴 조합이다. 다음 번에 또 가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남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지만 가뜩이나 지금도 인기가 좋은데 사람 더 많아지게 될까봐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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