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낙곱새는, 십여년 전 대학시절 친구와 부산여행을 떠나 먹었던 개미집이었다. 뚜벅이였고, 지금처럼 콜택시가 활성화되어있지 않던 시절이라 조금만 외진 관광지를 들어가기만해도 다시 숙소로 돌아나올 걱정를 했어야 했다. 호기롭게 용궁사에 갔던 우리는 때아닌 소나기에 몸이 쫄딱 젖었고, 시내로 나오는 길이 텅 비어 도로를 걷고 걸어 겨우 나왔다. 쌀쌀한 봄비를 맞고 근처 개미집에 들어가 뜨끈한 낙곱새를 먹었다. 인생 첫 낙곱새의 경험이 꽤나 강렬하고 진하게 남았다. 그 뒤로는 그렇게 맛있는 낙곱새를 먹어본 적이 별로 없다. 그렇기에 부러 찾아 먹지 않는 음식 중 하나가 된 낙곱새.
그러다 우연찮게 종로3가에서 접하게 되었다. 기대 않고 들어간 가게에서 어라? 제법 맛있는데? 하게 된 곳. 청춘크로바를 리뷰해보고자 한다.
청춘크로바
서울특별시 종로구 돈화문로11길 18 2층
매일 11:30-23:00
브레이크 15:00-16:00
(라스트오더 22:30)
단체석, 예약, 남/녀 화장실 구분
이미 1차를 마쳐놓고 조금 배부른 상태에서 방문했다. 상당히 레트로한 외관과 벽지에 1차로 놀랐다. 흡사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다방(?)에 나올 것 같은 꽃무늬 벽지와 몰딩들 그리고 커튼까지. 레트로가 유행이긴 하지만 여기는 응답하라 1998 드라마 세트장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분위기였다.
알고모니 연남동에 있던 평화연남이 익선동에 지점을 내며 청춘크로바라는 상호명을 따로 지은듯 했다. 그래서인지 2차로 방문했음에도 빈자리는 별로 없었다. 마지막 테이블이라 5분 정도 기다렸다가 착석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만 뺴고 제법 유명한 가게였나보다.
낙곱새전골 2인 35,000원
고추튀김 2개 6,000원
낙지와 곱창 그리고 새우가 아주 넘칠듯이 담겨있다. 2인인데 이렇게 푸짐해도 되는 부분?
게다가 한번 와르르 끓고 나니 국물맛이 상상 이상으로 더욱 맛있었다. 배가 부른데도 낙곱새가 들어가더라고. 함께 들어있는 쫄면도 엄청엄청 맛있었다.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게 됐다. 볶음밥을 못 먹은게 너무나 아쉬울 정도. 이 정도면 무척이나 맛있는 집이다. 이러니 사람이 이렇게 꽉꽉 차있구나, 싶다. 안쪽에 있는 자리에선 단체로 회식을 왔는지 제법 여럿이 앉을 수 있는 자리도 있었다.
고추튀김 완전완전 오랜만! 얼마전부터 먹고싶다 생각했었는데 청춘크로바에서 만날 줄은 몰랐다. 바삭한 튀김을 쫑쫑 짤라다 먹었다. 맵쌀한 고추 사이에 든든한 고기완자 가득. 맛있구먼.
그리고 청춘크로바 가장 좋았던 점은 화장실이 깨끗하고 남/녀 구분이 되어있다는 점. 그리고 상당히 깔끔했다. 술 마시면서 화장실 가기 힘든 것만큼 고역이 없는데 그런 면에서 완전 만족. 다음 번에도 방문할 계획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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