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따끈한 오리고기 샤브샤브로 몸보신, 국대오리

평소 오리고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오리에서 나오는 불포화 지방산은 몸에 그리 나쁘지도 않다는 말을 들어서인가, 오리고개로 여러 건강음식을 함께 곁들이는 것을 좋아한다. 먹기에도 맛있고 몸에도 좋다니 이보다 더 좋은 음식이 어디있을려나. 그러나 밖에서 사먹는 오리탕은 그닥 끌리지 않고, 구워먹는 오리고기는 몇 번 먹어봤지만 소고기나 돼지고기만큼 접근성이 좋은 것도 아니다보니 자주 먹기에도 쉽지 않다. 

 

그리하여 마트에 장 보러 다닐 때마다 훈제 오리고기를 미리 사두어 냉동실에 몇 팩씩 쟁여두고 반찬겸 그때그때 꺼내서 함께 구워먹거나 볶아먹는 편인데, 근처에 오리고기 점심에 먹기 좋은 곳이 있다 하여 방문하게 됐다. 훈제 오리고기도 아니고 오리고기 구이와 샤브샤브를 함께하는 구성이다.

 

 

 

 

광화문에서 오래된 건물인 르메이에르에 위치하고 있다. 이름도 어려워서 부르는 사람들마다 매번 헷갈린다는 그 이름 르메이에르. 지하1층과 2층엔 여러 가게들이 위치하고 있고 점심시간엔 사람들이 무척이나 붐비는데 국대오리는 지하2층에 위치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지하1층에 맛집들이 많이 몰려있어 엄청 정신없고 복잡하다 느껴지는데 상대적으로 한산한 지하2층이라 오히려 더 좋았다. 

 

점심과 저녁메뉴가 다르고, 세트메뉴도 있다.

 

세트메뉴

오리 차돌구이 + 샤브 16,000

오리로스구이 + 샤브 16,000

오리 차돌구이 13,000

오리 로스구이 13,000

오리주물럭 15,000

 

점심메뉴

오리차돌구이 + 오리샤브 16,000

영양죽 + 오리샤브 9,500

칼국수 + 오리샤브 9,500

소고기샤브 9,500

오리두루치기 9,000

샤브영양죽 3,000

 

세트메뉴에있는 오리차돌구이+샤브와 점심메뉴에있는 오리차돌구이+오리샤브가 정확히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일단 점심메뉴로 주문했다. 1인에 16,000원이나 하는 거한 메뉴지만 한 번 쯤은 거하고 좋은 음식으로 몸보신 하고픈 날이 있기에 거침없이 주문했다.

 

 

 

 

먼저 나온 오리 차돌구이. 냉동고기라 좀 아쉽긴 했지만 고기가 두툼하고 샤브샤브 먹기 전에 입가심으로 구워먹기에 아주 좋았다. 차돌이라 치기엔 좀 두터워서 씹는 식감이 좋았고,  더군다나 밑반찬들이 많이 나와서 좋았다. 여기 깻잎무침이 정말 맛있다. 차돌구이랑 아주 딱 어울리게 맛있었다. 

 

 

 

 

오리차돌구이는 김치랑 콩나물도 함께 구워서 먹어주는데 매번 삼겹살이나 돼지고기 먹을때 함께 굽는 김치가 약간 길티 같은거라면.. (몸에 안좋은 걸 알고있지만 맛있어서 포기할 수 없음) 오리 고기의 불포화지방산에 굽는 김치는 뭔가 조금 더 건강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먹게돼서 부담없고 좋았다. 차돌구이에 콩나물과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제법 맛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순식간에 다 구워먹는 걸 보시더니 바로 불판을 치워주시곤 샤브샤브를 내어주셨다. 세트메뉴 한 번에 두 가지 메뉴를 먹는 조합이라 알차게 느껴졌다. 청경채, 버섯, 배추, 숙주, 양파가 넉넉하게 들어갔고 냄비가 보기보다 컸다. 점심 한 끼 치고 좀 비싼 감이 있지만 메뉴들이 이렇게 푸짐하니 하나도 아깝지가 않다. 

 

 

 

넉넉하게 버섯이 들어있어서 더 좋았다.  평소 소고기 샤브샤브만 먹어서 그런지 오리고기 샤브샤브는 좀 더 깔끔하고 똑 떨어지는 육수의 느낌.  다만 살짝 넣었다 익혀 빼면 야들야들 부드러운 소고기의 맛 보다는 오리고기 샤브샤브는 조금 더 거칠고 씹는 풍미가 있는 식감임은 감안해야한다. 그치만 난 여튼 나쁘지 않았다. 오리고기 샤브샤브는 처음인데 이렇게 먹어도 맛있구나, 를 느껴본 시간.

 

 

 

 

샤브샤브 구성에 칼국수까지는 포함인데 죽은 포함되어있지 않았다. 하여.. 죽은 따로 추가함. 먼저 먹어본 친구들이 여기 죽 무조건 추가로 먹어야한대서 기대했는데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육수가 깔끔해서 그런지 죽이 아주 맛있게 잘 되었다. 배가 엄청 부른데도 손이 자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