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전주여행은 중학생 때 가족들과 함께 간 여행이었다. 뭣모르고 부모님 손 잡고 떠난 여행이라 목적지가 어딘지, 왜 이곳을 선택했는지 하나도 알지 못한 채 떠난 가족여행이었다. 지금 기억으로는 엄마가 짠 코스라고 했는데 밤 늦게 도착한 전주에서 먹었던 육회비빔밥이 너무나 눈물나게 맛있었던 기억이 제일로 크다. 우리 엄마는 그 때 식도락 여행을 떠나고 싶으셨던 것 같다.
그리고 다 커서 성인이 된 나는, 친구들과 전주여행을 떠나보기로 한다. 팬데믹 상황에서 친구들을 만나지 못한 지 오래였고, 거리두기가 굉장히 늦게 해제되었던 수도권에서 친구 여럿과 함께 밥을 먹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기에 밑에 사는 친구들까지 함께 보기 위해 다같이 전주 여행을 선택했다.
그리고 처음 선택한 끼니는 전주교동석쇠불고기. 역시 클래식이 진리지.
전주교동석쇠불고기
매일 11:00~21:00
전동성당에서 경기전 방면으로 걷다보면 석쇠불고기 간판이 보인다.
바싹불고기 2인 32,000원, 3인 48,000원, 4인 64,000원
저렴한 가격은 절대 아니다. 무쇠 솥에 구워져 나온 바싹불고기는 당연히 맛있었다. 달짝지근하고 짭쪼롬한 바싹불고기야말로 단짠단짠의 정석 아닐지. 우리는 꽤 많은 인원이 방문했기에 음식을 여러개 시켜 먹었다. 얇다고 생각되었던 첫인상과는 다르게 고기가 두툼하고 폭삭해서 씹는 맛이 났다.
육회(200g) 30,000원
200g에 3만원 역시 조금 물가대비 비싼 편이다. 사실 육회는 이렇게 한주먹 나오는 양이라 여럿이 반찬삼아 먹으면 금방 동이 나 버리고 만다. 그렇지만 전주식 밥상 답게 정갈하게 잣으로 장식되어 나온 것과, 가운데에 폭 들어간 노른자가 보는 맛도 충분히 느끼게끔 했다. 육회 맛은 그저 평범. 맛보다는 멋이 있는 음식이었다. 육회를 먹을 거면 육회전문점을 가는 게 낫겠다.
육회비빔밥 14,000원
전주에선 당연히 육회비빔밥이지. 비빔밥보단 고명이라도 얹은 육회 비빔밥을 더 선호한다. 노른자 찰박 들어가고 나물 넉넉히 들어간 비빔밥은 왜 밖에서 먹으면 더 맛있는지 모르겠다. 색감이 예뻐서 쉽게 비벼버리기 아까웠던 기분이 들었다.
전주교동석쇠불고기는 나같은 관광객이자 외지인이 방문하기 딱 좋은 식당이었다. 한옥으로 된 외관과 깔끔한 실내. 외국인이 자주 방문하는 식당인지 메뉴판에 메뉴도 영어로 설명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전주 한옥마을이 외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명소임은 확실하니까.
맛은 평타 정도 쳤지만 가격이 비싼 게 좀 흠이었다. 아무리 관광지라고 하지만 나같은 토종 한국인에게도 비싸다고 느껴지는 물가니 여기가 관광지는 관광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기했던 건 매장 인테리어가 몹시도 한국적인데 음식 간은 조금 슴슴하니 (물론 나는 슴슴한 걸 좋아해서 딱이었지만) 외국인들 먹기에 딱 좋겠는 글로벌-K-푸드 느낌이겠는걸. 이외에도 반찬들이 아주 정갈하게 가짓수도 많았고, 역시 맛의 도시 전주답게 밑반찬도 대체로 다 맛이 있었다. 관광자로써 전주에 방문한다면 한 번쯤 방문하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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