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사람에게 보말이란 이름이 친숙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 나도 제주도에서 처음 접해본 '보말'이라는 건 바다에서 나는 고둥 종류들을 일컫는 말이다. 생각해보니 삼시세끼에서 차승원과 유해진이 따와서 요리하는 걸 본 것 같기도 하다. 손바닥 안에 자글자글, 공깃돌보다 작은 보말은 제주도 사람들이 자주 먹는 식재료였다. 해산물이 풍부하고 대부분 향토 음식엔 바다재료가 들어가는 제주에서 보말이 들어간 요리는 꼭 맛봐야 한다.
해월정 서귀포점
매일 07:00~18:00
단체석,주차,포장,예약,
무선인터넷, 남/녀 화장실 구분
주차장은 바로 앞에 있다. 지점은 제주도 내에 총 세 군데가 있는데 본점은 이것보다 주차장이 훨씬 크다. 나는 본점만 가봤다가 서귀포는 이번에 처음 방문해봤다. 그렇지만 식사 하기에 무리가 없는 2층 건물이었고, 내가 방문한 시간대엔 사람이 많이 없어서 식사하기 무척이나 편리했다. (사실 한 명도 없었음)
해월정이라는 이름 답게 해월정 매장 대부분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맛있는 녀석들에 나온 지점이라고 광고가 앞에서부터 엄청 크게 되어 있었다. 점심시간을 한참이나 넘긴 오후 세 시 반. 늦잠을 잔 덕에 식사를 미루고 부랴부랴 서귀포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동안 배가 너-무 고파서 눈 앞에 핑핑 돌기 일보 직전에 겨우 해월정 서귀포점을 찾아왔다.
너무 배고파서 2층으로 뛰어들어갔다.
보말칼국수 12,000
1인분만 시켰는데도 냄비에 끓여서 나오는 게 아주 좋았다. 국물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다진고추를 풍덩풍덩 넣으면 더욱 시원하고 칼칼하고 알싸한 맛이 맴돈다. 팔팔 끓이며 냄비로 휘저으니 보말이 국자 가득 담겼다. 이것 때문에 칼국수에서는 더 시원하고 싶은 풍미가 난다. 육지에서 매번 먹는 바지락 칼국수와는 또 다른 맛이다.
성게보말죽 22,000
당연히 해월정에선 칼국수를 먹어줘야 인지상정이지만, 죽 또한 빼놓으면 섭섭하다. 가격으로 봐선 배보다 배꼽이 큰 정도지만 성게가 들어가지 않는 일반 보말죽은 17,000원이니 취향따라 선택하면 된다. 우리는 워낙에 우니를 좋아라 하니 당연히 성게보말죽으로 선택. 메뉴판에서도 성게보말죽 옆에 best가 붙어있다.
죽 좋아하지 않는 일행도 맛있다고 열심히 먹었다. 제주시에서 내려오면서부터 해월정 생각이 아른거리더라니 쌀쌀한 날씨에 마침 아주 잘 찾아왔다. 배도 부르고 시원한 국물까지 곁들여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2층 내부는 깔끔하고 넓은 편. 셀프바가 마련되어 있어 모자란 반찬들을 리필해서 먹을 수도 있다.
내려오다보니 작은 수족관이 있다. 요중에 보말도 있겠지? 메뉴 중에 해산물한접시도 팔던데 저녁에 술과 한 잔 곁들이면 칼국수 옆에서 아주 좋은 감초역할을 해줄 것 같다.
가게를 바로 나오면 정면으로 바다와 마주한다. 날이 흐려서 조금 아쉽지만 이렇게나 가까이에서 바닷바람을 맞을 수 있다니 보말칼국수와 보말죽을 먹고 아주 큰 후식이 되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더니 밥 먹으러 들어올 땐 몰랐던 바다 풍경이 넓게도 펼쳐졌다. 괜찮은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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