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일본은 스시의 도시라고 한다. 주변에 바다를 끼고 있는 만큼 신선한 스시와 해산물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스시 요리도 아주 유명한 데다가 맛있는 가게도 널리고 널렸다. 예전엔 그냥 일본 아무데나 가서 100엔 스시집에 들어가 먹어도 엄청 맛있었는데 아무래도 인터넷의 발전으로 수많은 후기와 정보가 오가는 세대다 보니 나름의 맛집 리스트가 쭉 세워졌다.
2016년 처음 북해도를 방문했었다. 패키지 여행으로 가족들과 함께 갔었는데 중간중간 개별적으로 갖는 자유여행 시간이 있어서 스텔라 플레이스를 방문했었다. 엄마와 동생들이 함께 방문했던 지라, 패키지 상품에서 제공해주는 식사 말고 우리끼리 로컬 스시집에서 먹어보자 싶어서 방문했던 네무로 하나마루. 이게 그렇게 유명한 맛집이 될 줄은 몰랐다. 거진 7-8년이 흘러서 북해도 여행을 새로 준비하며 맛집 리스트를 꼽아보는데 이상하게도 뭔가 익숙했단 말이지. 방문하고서야 알았다. 여기 나 엄마랑 가본 적 있는 곳이잖아! 시간이 흐르고 흘러 북해도에서 손꼽히는 맛집이 됐다. 어쩐지 그때도 되게 맛있었다.

워낙에 줄이 길다는 말이 많았어서 엄청 떨면서 방문했다. 11시 반 쯤 방문해서 미리 번호표를 뽑아두기로. 완전 계획형 인간인 나는 뭔가 일정이 틀어지는 걸 극도로 싫어해서 그 부분까지 미리 고려하고 방문한다(ㅋㅋ)
네무로 하나마루는 스텔라 플레이스 6층에 위치하고 있다. 삿포로역을 두고 건물 여러개가 이어저 있는데 다들 이름이 고만고만 비슷하니 주의해서 찾아가야한다. 그치만 또 표지판이 너무나 잘되어있어서 생각보다 손쉽게 방문할 수 있으니 놀라지 말 것.

11시 오픈이고 거의 12시에 방문했는데 벌써 대기가 30팀 가량 있었다. 그래도 예전보다 좋아진 건 키오스크로 대기 줄서기가 가능하기 때문에(일본 대부분 맛집 가게들엔 이런 기능이 없다) 네이버 라인으로 실시간 줄서기 확인이 가능하다. 덕분에 캐리어 끌고서 여기저기 구경 다녔다. 서점을 다녀오기도 하고 근처에 무인양품이 아주 커서 주린 배를 부여잡고 쇼핑을 하기도 했다. 라인 어플 미리 설치해서 무조건 원격으로 줄서기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게다가 솔로로 방문했다면 서서 먹는 장소도있으니 호다닥 서서 먹고 가는 것도 한 방법일 듯 하다.

대략 30~40분 정도 대기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대기가 금방금방 빠진다. 알람 울리자마자 빛의 속도로 달려왔고, 앉자마자 나마비루부터 시원하게 주문했다. 맥주 정말 안 좋아하는데 일본에 오면 생맥주를 제법 마시게 된다.
메뉴판은 한국말로도 준비되어 있고 번호도 적혀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메뉴를 옆에 종이에 적고 갯수를 적고 와사비 유무까지 체크해 바로 앞 점원에게 제출하면 스시를 바로 만들어준다.

물론 회전 초밥으로도 먹을 수 있다. 가장 저렴한 건 네이비색인데 130엔이다. 그 뒤로 아이보리, 분홍, 연두, 적색, 황금색 이렇게 순서가 넘어간다. 가장 비싼 건 420엔.
엔가와와 시메사바로 북해도 첫 일정을 시작해본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맛. 시메사바가 이렇게 맛있다니! 엔가와도 너무너무 고소하고 맛있었다. 같은 재료로 이렇게나 신선한 스시가 만들어진다니. 감격스럽다.

그리고 가장 감동적인 건 바로 연어알. 연어알 이렇게 맛있어도 되는건가? 그냥 '맛있다'는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내가 백종원이 되어 대단한 맛평가를 하고 싶은데 언어의 한계를 또 이렇게 실감하게 된다. 톡톡 터지는 바다향이 입안 가득 메워지고 너무 깜짝 놀라서 같이 간 일행을 막 퍽퍽 때렸다. 쫀득한 연어 알이 샤리랑 이렇게나 잘 어울리다니.

가리비도 이렇게 신선하고 두툼할 수가 있는 건가?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여기서 가리비를 주문해서 먹는다면 꼭 '두 배의 신선한 가리비' 를 선택해야한다. 입에 가득 퍼지는 관자는 신선한 우유와 꼭 닮았다.

마지막은 너무 궁금해서 시켜본.. 군함.. 아직도 이것의 정체는 모른다. 옆에 쌓여가는 빈 접시들에 비례하는 행복감. 결제는 카드로 하고 나왔는데 접시당 가격이 별로 비싸지 않아 아주 만족스러웠다. 맛은 한국 고급 오마카세 뺨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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