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컨셉츄얼한 카페가 상당히 많다. 캠핑을 주제로 했다거나, 어떤 전시를 볼 수가 있다거나, 무엇을 체험할 수가 있다거나 하여 사람들의 발길을 상당히 잡아 이끄는 카페들. 이색적인 공간을 좋아한다면 각자의 컨셉을 주제로 한 카페를 방문하는 것도 하나의 기쁨이 된다. 내가 방문한 신사 가로수길의 청수당 갤러리는 공간 자체가 하나의 전시장이 된듯한 느낌을 주는 카페였다.
느림의 미학 (Aesthetics of Slowness)를 느낄 수 있는 청수당갤러리를 리뷰해본다.
청수당갤러리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15길 32-4 1층
매일 11:30-22:00
(음료 마감 21:30 / 디저트 마감 21시)
갤러리카페라고 등록되어 있다. 평일에는 아무래도 카페보단 갤러리로 더 운영이 많이 되는 모양. 당연히 가로수길 명성답게 주차장은 따로 없으니 신사역을 이용해 도보로 방문하는 게 더 좋다. 역에서 멀지 않다.

청수당. 靑水. 맑은 물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인만큼 물과 상당히 밀접한 공간 디자인을 보여준다. 마치 어느 애니메이션 속으로 들어갈법한 입구를 따라가면 주택을 개조한 카페가 나온다. 대나무 사이로 흘러오는 바람을 건너 송사리들이 미끄러지듯 흐르는 개울물 위의 돌다리를 건너는 자연을 형상화 했다고 하는데, 모르고 봐도, 알고 봐도 그 컨셉이 확연하게 방문객에게 와닿는다.

스톤드립커피 5,800
딸기 프로마쥬 케이크 14,000
수플레 카스테라를 먹고 싶었지만 무려 600g 이나 되는 중량으로 미처 다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하고 말았다. 나는 익선동과 친숙한 동네를 자주 나다니기에 익선동에도 청수당이 있구나, 알았지만 연남동에도, 수원 영통에도 있는 걸로 봐선 청수당 프로젝트를 꽤 여러 지역에 진행한듯 했다. 익선동에 있는 온천집도 비슷한 계열이다.

테이블이 무려 돌. 나는 여름에 방문한지라 돌로 된 테이블이 무척이나 시원하다고 느꼈는데 일어나고 앉을 때 무릎이 부딪힐까 살짝 걱정이 되었다. 컨셉이 확실한 카페라 오히려 좋았다. 네모낳게 빙 둘러앉은 테이블은 bar 느낌으로 일행과 나란히 앉는 형식이었는데 오히려 더 좋았던 기억이 난다.
딸기 프로마쥬 케이크는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도저히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눈이 온 청수당을 그대로 옮겨놓은듯한 비주얼. 소복히 쌓인 눈 옆으로 청수당 하면 바로 떠오르는 현무암과 이끼가 있다.
딸기 과즙을 흠쩍 적신 시트 위에 크림치즈, 마스카포네치즈, 우유크림을 섞은 후 살짝 건조시켜서 생딸기를 올린 디저트인데 가격대가 조금 높지만 그만큼 맛이 있기도 했다. 언뜻 사진으론 홀케잌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사이즈는 피스 케이크에 가까우니 식사를 했더라도 또 주문해서 오손도손 먹기에 좋은 양이다.

스톤드립 커피는 화산석을 이용해서 원두를 추출한 핸드드립 커피라고 하는데 사실 어떻게 추출하는지는 별로 궁금하지 않고 부드러운 커피라 생각보다 맛있게 먹었다.
바람, 대나무, 화산석, 물, 개울, 이끼 같은 자연 사이에서 스톤드립커피와 차, 달콤한 후식을 먹으며 마음의 위로를 얻는 청수당.
지역별로 지점도 여러개고 아름답고 예쁜 카페니 다들 한 번쯤 방문하면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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