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힙(hip)과는 거리가 먼 나지만 가끔 핫한 플레이스를 따라가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 다들 어쩜 이렇게 골목골목 속속들이 맛지고 멋있는 공간들을 많이 아는지 SNS의 위력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낀다. 실시간 수준의 빠른 정보 공유와 상호작용 커뮤니케이션 덕택에 득을 보고 있다.
술을 좋아하는 나에게 맛있는 술집을 찾아가는 건 일상속의 큰 기쁨 중에 하나인데, 간만의 학교 모임으로 후배가 데려가준 을지로 칠점팔이 아주 좋은 추억 장소로 남았다. 예전에 자주 가던 홍대 산울림(이제는 너무 인기가 많아져서 쉽사리 가기로 마음먹기가 좀 힘들지만)이 생각나는 장소다.
7.8 을지로
서울 중구 창경궁로8길 22-7
매일 17:00~24:00
02-7182-2060
을지로 4가역 부근에 있는 이곳이 1호점이고 2호점은 안국역 부근에 있다. 숨쉬듯이 안국역을 오가는 나지만 안국에 2호점이 있는 줄은 몰랐네. 다음엔 2호점을 가보기로 기약하고 퇴근후 열심히 부지런하게 을지로로 향했다. 여기에 막걸리가게가 있다고? 싶을 정도의 골목 사이에서 을지로 7.8 발견. 아담한 건물에 2층을 전부 사용하고 있었다.
먼저 도착했기에 메뉴부터 골라본다. 술은 당연히 추천 부탁해도 추천해주시고 종류가 무척이나 많아 너무 고민이 됐다. 일행이 조금 늦게 도착하는 덕분에 나 먼저 한 병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선호 막걸리(8,000)를 골랐다. 일단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 뒤로도 무수하게도 많은 술을 먹었는데 사진을 찍어두지 않아서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지금 보니 독도 소주도 판매한다. 탁주가 안 받는 사람들을 위한 소주가 있다니 너무나 좋은 것.
로고가 동글동글하니 너무 귀여웠다. 사장님이 유쾌한 곳이라는 이야기를 방문 전부터 들었었다. 아기자기하니 공간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우린 2층으로 안내 받았는데 계단이 가파르니 까딱 취했다간 넘어져서 데굴 구르기 딱 좋다. 적당히(?) 취하도록 주의해야한다. 가게가 좀 좁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자리가 금방 찼다. 먼저 도착한 일행(술은 잘 즐기지 못하지만 우리 때문에 매번 술자리에 끌려나오는)이 미리 가게에 도착해서 자리가 났던 게 천만 다행이었다.
선호 막걸리 일단 이름부터 너~무 마음에 들고 막걸리가 착해보여. 단맛이 거의 없고 탄산수 느낌이 강하대서 단번에 픽했다. 나는 단 술은 별로 안 좋아하니까. 다만 안주 나오기 전에 가볍게 곁들이기 딱 좋은 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단 술이나 과실 들어간 막걸리는 다음 안주를 먹을 때 입을 좀 혼탁하게 만들기 때문에(주관적임) 나는 단 맛이 거의 없는 술을 좋아한다.
항정수육 20,000
술엔 역시 고기지? 든든하게 속을 채워줄 수 있는 항정 수육부터 주문. 함께 나온 묵은지와 기가 막히게도 잘 어울린다.
바질감자전 19,000원
바질 감자전이 칠점팔의 대표 메뉴인듯 한데 예상한 딱 그 맛이었다. 바질 향이 진해서 나같은 바질 러버에겐 절대 극호! 일 맛. 감자전이라기보단 감자채전에 가깝겠지만 잘게 슬라이스 낸 감자가 바삭하게 익어서 막걸리 안주로 삼기에 제격이었다.
치킨난반 23,000원
어쩌다보니 술을 더 시키게 돼서 마지막으로 주문한 메뉴였는데 크림이 특이하고 닭다리살튀김과 잘 어울렸던 기억이 있다. 슬라이스 레몬을 쭉쭉 짜주니 상큼하니 잘 어울리는 조합이 됐다.
칠점팔의 가장 좋은 점은 맛보기 술이 무제한으로 제공된다는 점이었다. 거절하면 안 먹을 순 있긴 하지만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어떻게 마다한담. 우리술을 널리 알리는 데 한 뜻 하시는 사장님께서 맛보기 잔술을 입이 심심할 때마다 가져다주시니, 먹다가 맛있는 술을 추가 주문하기도 하고 시너지 효과가 계속 되는 좋은 가게다. 맛있었고 또 갈 의향 100%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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